종목 분석

파라텍(033540) – 무엇이 무너졌고 무엇이 남았는가(상폐가능성?!)

파라텍(033540) – 무엇이 무너졌고 무엇이 남았는가(상폐가능성?!)

소방시설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2위입니다. 평가액은 2,939억원이고 지역 순위는 1위입니다. 6,621개 업체 가운데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411억원이고, 주가는 787원입니다. 시공능력평가액의 7분의 1이 회사 전체의 몸값입니다.

파라텍 이야기입니다. 종목코드 033540,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2026년 들어 이 종목을 검색하면 상장폐지라는 단어가 함께 따라옵니다. 실제로 그런 상태인지, 아니면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공시 원문을 기준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8월 12일 종가
787원
시가총액
411억원
2025년 매출
1,739억원
2025년 영업손익
-137억원

1. 파라텍은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1973년 6월 8일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올해로 54년차입니다. 원래 이름은 파라다이스산업이었고 2015년 3월 27일에 지금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코스닥 상장은 1997년 12월 26일입니다. 본사와 공장은 충남 서산에 있습니다. 2022년 8월 경기 부천에서 옮겨 왔습니다.

항목 내용
법인명 주식회사 파라텍 (PARATECH CO., LTD.)
종목코드 033540 (코스닥)
설립일 1973년 6월 8일
상장일 1997년 12월 26일
대표이사 박선기 (2023년 6월 취임)
본사 및 공장 충청남도 서산시 수석산업로 51
제품 브랜드 FESCO
최대주주 휴림인프라투자조합 (2021년 10월 변경)
기업 규모 중견기업
기업신용등급 A- (나이스디앤비, 2025년 4월 평가)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눈여겨볼 항목이 신용등급입니다. 2024년 BBB+였다가 2025년 4월 A-로 올랐습니다. 실적이 무너진 해에 등급이 상향된 셈인데, 해당 평가는 2025년 4월 기준이므로 2025년 연간 실적이 반영되기 전 시점입니다.

매출은 두 갈래에서 나옵니다

파라텍은 소방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이면서 동시에 소방설비를 시공하는 건설 사업자입니다. 이 두 축이 어떤 비중인지가 회사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부문 품목 2026년 1분기 매출 비중
시공 소화설비공사 등 106.2억원 39.03%
제조 스프링클러헤드류 (내수) 65.7억원 24.14%
제조 자동식소화기류 29.1억원 10.71%
제조 소방용밸브류 25.0억원 9.19%
제조 스프링클러헤드류 (수출) 14.4억원 5.30%
제조 SP-JOINT류 (신축배관) 11.8억원 4.33%
제조 CPVC류 (합성수지 배관) 2.8억원 1.02%
제조 기타 17.1억원 6.29%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주요 제품 등의 현황

1분기만 보면 시공이 39%이고 제조가 61%입니다. 그런데 연간으로 보면 비중이 뒤집힙니다. 2024년에는 매출의 70%가 시공에서 나왔습니다.

부문별 매출 구성 변화 그래프
이 회사의 실질 주력은 시공입니다
제조는 스프링클러헤드와 밸브를 만들어 파는 사업이고, 시공은 그 제품을 건물에 설치하는 사업입니다. 매출 규모로 보면 시공이 본체이고 제조가 부속입니다. 따라서 시공 물량이 줄면 회사 전체가 흔들립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공 역량 자체는 국내 최상위입니다

한국소방시설협회가 매년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파라텍은 2022년 6위, 2023년 3위, 2024년 4위를 거쳐 2025년 2위에 올랐습니다. 평가액은 2,939억원입니다. 기계설비 및 가스공사업에서도 평가액 576억원으로 전국 1만여개 업체 중 120위입니다.

기술 이력도 실체가 있습니다. 1975년 국내 최초로 소방제품 국가검정을 받았고,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스프링클러헤드 자체 품질검사를 시행했습니다. CPVC 파이프와 피팅 전 제품군에 UL 인증을 받은 곳은 국내에서 파라텍이 유일합니다. 등록된 특허는 50건, 디자인은 8건, 상표는 8건입니다.

주거용 건물을 넘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플랜트의 클린룸 소방 시공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도 이 회사의 정체성입니다. 수주총액 246억원대의 반도체 공장 소방기계공사가 대표 실적입니다.

2. 실적은 어떻게 무너졌는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그래프
연결 기준 2024년 2025년 2026년 1분기
매출액 2,780억원 1,739억원 272억원
영업이익 +37억원 -137억원 -62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 -220억원 -55억원
주당손익 45원 -587원 -121원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요약 연결재무정보

2024년까지는 흑자였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영업이익 37억원, 순이익 1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5년에 매출이 1,041억원 줄면서 영업손실 137억원, 순손실 220억원으로 돌아섰습니다. 매출 감소율은 37.4%입니다.

사라진 1,041억원의 출처

부문 2024년 2025년 감소액 감소율
소방설비 시공 1,951억원 1,061억원 -890억원 -45.6%
소방기구 제조 829억원 678억원 -151억원 -18.2%
합계 2,780억원 1,739억원 -1,041억원 -37.4%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매출실적

줄어든 금액의 85%가 시공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제조 부문도 18% 줄었지만 회사를 흔든 것은 시공입니다.

원인은 수주 공백입니다

분기보고서의 주요 계약 현황을 보면 상황이 분명해집니다.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사실상 전부 마무리 단계입니다.

프로젝트 발주처 수주총액 진행률
양양 생활형숙박시설 코리아신탁 533.5억원 100%
P4 Ph1 154kV 소방기계공사 삼성전자 246.4억원 98.26%
송도 바이오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213.0억원 77.37%
성동구 용답동 오피스텔 무창빌딩 170.3억원 100%
기준일 2026년 3월 31일.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주요계약 현황
수주잔고 168.9억원
2026년 3월 31일 기준 수주잔고는 소방시설공사 83.4억원과 건설공사 85.5억원을 합쳐 168.9억원입니다. 직전 연도 매출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 달 반 치에 못 미치는 물량입니다. 2026년 4월 1일 인도 SAFEX FIRE SERVICES와 체결한 463.1억원 규모 공급계약이 유일한 대형 신규 건입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12월 31일까지이고, 계약금은 없으며 제품 공급 후 150일 결제 조건입니다.
공시 원문
당사의 소방기구 제조부문은 국내외 경기 둔화 및 건설경기 위축으로 인해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업계 내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압박 및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추세입니다. 소방설비 시공부문에서는 건설업 경기 둔화로 인해 신규 프로젝트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공사 원가 상승과 추가 공사 계약 체결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수익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신규 수주 감소 또는 추가 공사 계약 체결 실패 시,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수주계약 위험 항목

회사가 스스로 적은 문장입니다. 외부 분석이 아니라 자체 진단입니다.

3. 2026년 1분기가 더 나쁜 이유

2026년 1분기 매출은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477억원 대비 42.9% 줄었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지표는 따로 있습니다.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입니다.

연결 기준 2025년 1분기 2026년 1분기
매출액 477억원 272억원
매출원가 458억원 293억원
매출총이익 +18억원 -21억원
매출원가율 96.1% 107.8%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 연결 포괄손익계산서에서 산출
매출원가율 비교 그래프
원가율 107.8%가 뜻하는 것
판매관리비를 빼기도 전에, 물건을 만들고 공사를 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받은 돈보다 많다는 뜻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매출을 늘릴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수주를 따와도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금 사정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5년 말 235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11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한 분기에 123억원이 빠졌습니다.

4. 주식 수가 두 달 만에 38% 늘었습니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을 실적에서만 찾으면 절반만 보는 것입니다. 2026년 2월에 벌어진 일을 봐야 합니다.

발행주식총수 변동 그래프
일자 사유 증가 주식수 변경 후 총수
2026년 2월 6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724,637주 38,475,700주
2026년 2월 10일 전환청구권 행사 (3회차) 9,174,302주 47,650,002주
2026년 2월 11일 전환청구권 행사 (3회차) 4,596,329주 52,246,331주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자본금 변동사항

2025년 말 37,751,063주였던 발행주식총수가 2026년 3월 말 52,246,331주가 되었습니다. 증가율 38.4%입니다. 전환사채 150.8억원이 전량 주식으로 바뀌면서 부채는 줄었지만 주주 몫은 그만큼 희석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물량이 이미 예고되어 있습니다
2026년 1월 23일 이사회에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습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3%이고 전환가액은 1,099원, 전환청구 기간은 2027년 2월 20일부터 2029년 1월 20일까지입니다. 자금 용도는 운영자금 30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70억원으로 기재되었습니다. 해당 공시에는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함께 보고되었습니다.

최대주주 지분율 6.99%

지배구조도 취약합니다. 2026년 2월 20일 기준으로 주요주주였던 휴림로봇이 보유하던 파라텍 지분 21.78%, 1,051만주 전량을 처분해 0%가 되었습니다. 2026년 6월 2일 기준 최대주주인 휴림인프라투자조합과 특별관계자의 합산 지분율은 6.99%입니다. 같은 시점에 박선기 대표와 김선복 최고재무책임자가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수해 지분율이 6.81%에서 6.99%로 올랐습니다.

경영진이 직접 주식을 사들였다는 사실은 회사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7%에 못 미치는 지분율은 경영권이 외부 자금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 정관에 적힌 사업목적은 193개입니다

분기보고서의 사업목적 현황을 펼치면 193개 항목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영위 중이라고 표시된 것은 소수입니다. 추가된 시점을 보면 흐름이 읽힙니다.

추가 시점 분야 항목 수 회사가 밝힌 추진 계획
2021년 3월 광물자원과 시멘트, 석산 개발 14개 1년 이내 추진 계획 아님
2022년 3월 메타버스와 금융투자, M&A 21개 1년 이내 추진 어려움
2023년 3월 냉난방과 비철금속, 로봇 14개 일부만 추진 예정
2023년 12월 반도체와 정보통신 7개 즉각 영위 쉽지 않음
자료: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 정관상 사업목적 추가 현황표

강원도 원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나옵니다. 다만 회사는 같은 문단에서 자세한 계획은 확정된 바 없으며 1년 이내 사업을 영위하기는 쉽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판단 기준
사업목적 추가 자체는 흔한 일입니다. 문제는 회사가 스스로 대부분에 대해 추진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다는 점입니다. 테마가 붙을 때마다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이라면, 그 테마가 정관에만 존재하는지 매출에도 존재하는지를 분기보고서 매출실적 항목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파라텍의 매출은 여전히 스프링클러와 소방공사에서 나옵니다.

6. 상장폐지 이야기는 어디까지 사실인가

2026년 7월 1일부터 코스닥 상장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종가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갑니다. 시가총액 기준도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규정이 처음 적용된 것이 2026년 8월입니다. 한국거래소는 8월 12일 장 마감 기준으로 36개 종목의 관리종목 지정을 공시했고, 지정일은 8월 13일입니다.

1
거래소가 공개한 코스닥 지정 대상에는 우리엔터프라이즈, 티케이지애강, CMG제약, 샤페론, 좋은사람들, 제이엠아이, SDN, 옴니시스템, 이노인스트루먼트, 이스트에이드, 노을, 에스에너지, 랩지노믹스, 뉴인텍, 에이비온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형지글로벌과 E8은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에 동시에 미달했습니다.
2
파라텍은 이 명단에 없습니다. 8월 11일 기준으로 1,000원 미만이 25거래일 이상 연속된 상장사 35곳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3
주가가 787원인데도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7월 1일 규정 시행 이후 어느 시점에 종가가 1,000원 이상으로 마감해 연속 카운트가 끊겼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지금 파라텍의 위치는
관리종목이 아닙니다. 시가총액 411억원으로 코스닥 유지 기준 200억원도 넘습니다. 다만 787원이라는 주가는 카운트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자리입니다. 30거래일은 약 6주입니다. 오늘부터 종가가 계속 1,000원을 밑돌면 10월 초에 관리종목 지정 국면에 들어갑니다. 반대로 하루라도 1,000원 이상으로 마감하면 카운트는 다시 0이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12월 결산 법인의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이 8월 14일이기 때문입니다. 2분기 실적은 이 종목 판단에 결정적이므로 공시가 올라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7. 정리

망한 회사에서 보이는 신호 가운데 파라텍에 해당하지 않는 것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점검 항목 파라텍 현황 판정
자본잠식 자본총계 925억원 해당 없음
부채비율 89.8% (연결, 2026년 3월 말) 양호
감사의견 거절이나 한정 없음 해당 없음
시가총액 기준 411억원 (기준 200억원) 충족
관리종목 지정 8월 13일 명단 미포함 해당 없음
사업 실체 시공능력 전국 2위, 특허 50건 보유

반대로 심각하게 나쁜 항목입니다.

점검 항목 파라텍 현황 판정
수익성 2년 연속 적자, 1분기 원가율 107.8% 위험
수주잔고 168.9억원 고갈 수준
주식 희석 2개월간 38.4% 증가, 추가 CB 100억원 진행 중
지배구조 최대주주 합산 지분 6.99% 취약
현금 한 분기에 123억원 감소 위험
주가 요건 787원, 기준선 1,000원 사정권
결론
파라텍은 사업이 사라진 회사가 아니라, 사업은 남았는데 수주가 끊기고 주식이 희석된 회사입니다. 상장폐지 위험은 실적 부실 때문이 아니라 주가 1,000원 미만이라는 신설 규정에서 나옵니다. 이 둘은 다른 축이며, 따라서 회복 경로도 다릅니다. 실적은 신규 수주와 원가율로 확인하고, 퇴출 요건은 종가 1,000원선과 연속 거래일수로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이 필요한 것도 함께 적어 둡니다. 2026년 반기보고서 실적, 인도 공급계약의 실제 매출 인식 시점, 신규 전환사채 100억원의 타법인 증권 취득 대상, 그리고 종가가 1,000원선을 언제 회복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가 다음 국면을 결정합니다.

이 글은 파라텍 제54기 1분기보고서와 한국거래소 공시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2026년 8월 12일 종가 기준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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