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상품 레버리지가 위험한 이유 – 기초자산 -9.6% → 2배상품 -33.5%

기초자산이 10퍼센트도 빠지지 않았는데 2배 상품은 33퍼센트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품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설계대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구조를 직접 계산해 확인합니다.
1. 레버리지 상품이 추종하는 것은 기간 수익률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2배 레버리지 상품을 “기초자산이 10퍼센트 오르면 20퍼센트 오르는 상품”으로 이해합니다. 이 문장은 하루짜리로 한정할 때만 참입니다. 실제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에 2를 곱해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고, 매일 장 마감 무렵 목표 배수를 다시 맞추는 재조정을 거칩니다.
즉 오늘의 2배는 어제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어제 손실이 났다면 줄어든 원금 위에서 다시 2배가 매겨집니다. 이 재계산이 반복되면서 기간 전체의 누적 수익률은 기초자산 누적 수익률의 2배와 어긋나게 됩니다.
기초자산 방향을 정확히 맞혀도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방향이 아니라 경로가 수익률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2.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가장 단순한 조건으로 확인합니다. 기초자산이 하루 10퍼센트 오르고 다음 날 10퍼센트 내리는 흐름을 20거래일 반복한다고 가정합니다. 아래 코드를 그대로 실행하면 결과가 나옵니다.
def simulate(daily_move, days=20, leverage=2):
base = 1.0
lev = 1.0
for i in range(days):
r = daily_move if i % 2 == 0 else -daily_move
base = base * (1 + r)
lev = lev * (1 + leverage * r)
expected = 1 + (base - 1) * leverage
return base, expected, lev
base, expected, lev = simulate(0.10)
print(f"기초자산 {(base - 1) * 100:6.2f}%")
print(f"단순 2배 기대 {(expected - 1) * 100:6.2f}%")
print(f"2배 실제 {(lev - 1) * 100:6.2f}%")
기초자산 -9.56%
단순 2배 기대 -19.12%
2배 실제 -33.52%
기초자산은 9.56퍼센트 하락했습니다. 2배 상품이라면 19.12퍼센트 손실을 예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33.52퍼센트입니다. 기대치보다 14.39퍼센트포인트가 더 사라졌습니다. 이 격차를 음의 복리효과 또는 변동성 잠식이라고 부릅니다.
3. 잠식 속도는 변동성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앞의 함수에서 일간 변동폭만 바꿔 가며 돌려보면 규칙이 드러납니다. 변동폭이 두 배가 되면 잠식은 두 배가 아니라 네 배 가까이 커집니다.
| 일간 변동폭 | 기초자산 | 단순 2배 기대 | 2배 실제 | 격차 |
|---|---|---|---|---|
| ±3% | -0.90% | -1.79% | -3.54% | -1.75%p |
| ±5% | -2.47% | -4.94% | -9.56% | -4.62%p |
| ±7% | -4.79% | -9.59% | -17.96% | -8.37%p |
| ±10% | -9.56% | -19.12% | -33.52% | -14.39%p |
| ±14% | -17.96% | -35.92% | -55.80% | -19.88%p |
20거래일 기준, 상승과 하락이 번갈아 반복되는 조건에서 위 코드로 계산한 값입니다. 화면이 좁아 표가 잘려 보이면 표를 좌우로 밀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단일 상품 레버리지의 본질적 문제가 드러납니다. 지수는 수백 종목이 섞여 개별 종목의 등락이 상쇄되지만, 개별 종목은 그 상쇄가 없습니다. 실적 발표 하나, 경쟁사 뉴스 하나로 하루에 10퍼센트가 움직입니다. 표의 아래쪽 행이 지수형이 아니라 단일 종목의 일상적인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2026년 5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국내 대표 반도체 두 종목의 연율 환산 변동성은 각각 96퍼센트와 113퍼센트로 집계되었습니다. 연 113퍼센트는 일간 표준편차 약 7퍼센트에 해당하므로, 위 표의 ±7퍼센트와 ±10퍼센트 행이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실제 관측 범위 안이었다는 의미입니다.
4. 실제 상품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계산이 이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2026년 5월 27일부터 7월 22일까지의 종가를 대조한 보도에 따르면, 두 기초자산의 주가 하락률과 해당 레버리지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아래와 같이 벌어졌습니다.
한쪽은 주가가 15.2퍼센트 내리는 동안 상품은 40.2퍼센트가 내렸고, 다른 쪽은 주가 18.4퍼센트 하락에 상품은 49.4퍼센트가 내렸습니다. 두 경우 모두 단순 2배 기대치보다 10퍼센트포인트 이상 더 나쁩니다.
더 극단적인 계산도 보도되었습니다. 같은 기간의 일간 변동률은 그대로 두되 최종 누적 수익률만 0퍼센트가 되도록, 즉 주가가 정확히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조건을 1년으로 가정하면 해당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률은 각각 63.42퍼센트와 75.44퍼센트로 계산되었습니다. 본전을 맞혀도 원금의 3분의 2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5. 계산이 맞아도 가격이 맞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상품이 설계대로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가정한 계산입니다. 실제 거래에는 하나가 더 붙습니다. 순자산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인 괴리율입니다.
유동성공급자는 매일 장 마감 후 확정되는 기초자산 종가를 기준으로 현물을 사고팔며 괴리를 관리합니다. 그래서 관리 거래가 장 마감 직전에 몰립니다. 유동성 호가가 비는 순간에 시장가 주문이 겹치면 가격이 순자산가치에서 크게 떨어져 나갑니다.
기초자산이 7.68퍼센트 하락한 날, 해당 레버리지 상품은 전 거래일 대비 49.7퍼센트 급등한 가격에 마감했습니다. 운용사는 유동성 호가 공백과 시장가 주문이 맞물린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초자산 주가가 0.13퍼센트 오른 시각에 해당 레버리지 상품은 1.84퍼센트 내린 가격에 거래되었습니다. 일일 수익률의 2배를 따라가야 할 상품이 반대로 움직인 것입니다.
고평가 구간에서 매수하면 괴리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합니다. 상품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방향까지 맞혀도, 매수 시각 하나로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6. 위험이 상품 밖으로 새어 나갑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이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재조정을 매일 반복합니다. 상승장에서는 매수가 매수를 부르고 하락장에서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구조입니다. 상품 규모가 작을 때는 무시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 대비 규모가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내에서는 상장 첫날부터 그 조짐이 나타났습니다. 지수는 2퍼센트 넘게 올랐지만 상승 종목은 80개에 못 미쳤고 하락 종목은 820개를 넘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몇 종목과 거기에 붙은 레버리지 자금이었습니다.
해당 상품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여기서 나옵니다. 해외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위험이 상품 투자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7. 정리
2배 상품의 2배는 하루짜리 약속입니다.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간 수익률은 2배에서 멀어집니다.
잠식은 변동성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변동성이 큰 단일 종목에 레버리지를 얹으면 잠식 속도가 지수형과 차원이 달라집니다.
방향을 맞혀도 손실이 납니다. 주가가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조건에서도 큰 폭의 손실이 계산되었습니다.
괴리율이 붙습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방향을 맞혀도 매수 시각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위험이 상품 밖으로 번집니다. 해당 상품을 사지 않은 사람의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이 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상품을 고르든, 그 상품이 무엇을 추종하도록 설계되었는지는 직접 계산해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위의 코드는 열 줄이 되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한국거래소 상장 공시, 서울신문,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제, 뉴시스, 인베스트조선, 머니투데이 보도. 본문의 시뮬레이션 수치는 위 코드로 직접 계산한 값이며, 실제 상품 수익률은 각 보도에 인용된 집계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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